이슬람의 5대 의무인 성지순례(하지)를 열흘 앞둔 11일 최대 순례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카바 사원(마스지드 알 하람) 증축공사 현장 크레인이 쓰러져 107명이 숨지고 238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외신들은 “사고 당시 나무가 뿌리째 뽑힐 정도의 모래폭풍이 불다가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폭우가 쏟아졌다”며 “번개가 크레인을 때렸고 크레인이 대사원 안쪽으로 쓰러지면서 공사 구조물을 쓰러뜨렸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전했다. 사고 당일은 이슬람 대예배(주마)가 있는 금요일인 데다 저녁 기도 시간이라 사원 안에 몰려 있던 신도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12일 붕괴 사고가 일어난 사원을 방문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언론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마스지드 알 하람은 아브라함이 맏아들 이스마일(유대교와 기독교에선 이삭)을 유일신 알라에게 희생 공물로 바치는 제의를 치르려 했던 검은 돌(카바)을 둘러싼 세계 최대 모스크로 매년 200만 명이 찾는 이슬람 최대 성지다.
이슬람권 일각에선 사우디 정부가 소박하고 검소한 이슬람의 가르침에 반해 카바 사원을 화려하고 크게 짓는 것에 대한 알라의 진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하지를 맞아 80만 명의 순례객이 사우디에 도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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