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89)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0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회동에서 입은 파란색 아디다스 운동복이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21일 보도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공식석상에서도 독일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 운동복을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과거 나이키, 필라 등 다른 스포츠 브랜드 의상도 착용한 적이 있으나 2006년 장 출혈 수술 직후부터는 아디다스 옷만 입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카스트로 전 의장은 올해 5월 아바나를 찾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날 때는 검은색 아디다스 운동복을, 올해 4월 베네수엘라 대표단을 만날 때는 짙은 파란색 아디다스 운동복을 입고 등장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아바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때는 흰색 운동복을 입었다. 2013년 7월 파나마 운하에서 북한 선박에 실린 쿠바 무기가 압수당했을 때도 역시 흰색 옷을 입고 TV 카메라 앞에 서서 “이 사건은 조작됐다”고 외친 바 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의 남다른 아디다스 사랑은 그가 소문난 야구광인 것과 무관치 않다. 아디다스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 쿠바 대표팀을 후원했기 때문. 또 미국과 오랫동안 대립해온 쿠바의 상황 또한 미국 브랜드 나이키보다 독일 브랜드 아디다스를 선호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한편 가디언은 서민적인 카스트로 전 의장의 의상과 달리 이날 교황이 집전한 미사에 참관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62)의 패션은 지나치게 화려해 위화감을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교황의 출신국인 아르헨티나 대통령 자격으로 이날 미사에 참관했다. 이날 그가 든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손가방의 가격은 무려 2만2000달러(약 2552만 원)에 달해 “부(富)가 인간의 영혼을 가난하게 만든다”는 교황의 설교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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