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에 대한 경기 전망이 6년 반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23일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지표 악화가 ‘예상된 악재’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잠정치가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인 47.0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7.5보다 낮은 것으로 7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증시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적극적 경기 부양책이 제조업 지표에 반영되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이 올해 1조6000억 위안 규모의 적자재정을 편성하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했다”며 “지표개선으로 이어지려면 4분기(10~12월)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발생한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사고와 이달 초 전승절 기간 공장 가동중단 등 단기적 요인들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통계관리국이 발표하는 PMI와 달리 차이신 PMI는 경기에 민감한 중소기업 비중이 크다.
중국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내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19% 떨어졌다. 코스피는 차이신 지수 발표 후 하락폭을 키워 전날보다 1.89% 떨어진 1944.64로 마감했다. 코스닥도 1.93% 내렸다. 일본 증시는 21~23일 공휴일로 휴장했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둔화는 그간 글로벌 증시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국내외 증시가 단기적으로는 떨어지겠지만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국내 증시는 예년보다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추석 연휴 전 5거래일보다 연휴 직후 5거래일의 코스피 상승률이 더 컸다. 하지만 올해는 증시에 영향을 미칠 글로벌 변수가 많아 추석 연휴 뒤에도 큰 폭의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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