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로 717명 사망, 길거리에 쌓인 시신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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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9월 25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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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로 717명 사망, 길거리에 쌓인 시신 ‘충격’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

사우디아라비아 서쪽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서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중 24일 압사 사고로 최소 717명이 사망하고 863명이 부상(한국 시간 25일 0시 기준)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1990년 1426명이 죽은 성지순례 사고 이후 최대 압사 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사고는 메카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5km가량 떨어진 미나 지역의 204번과 223번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행사 도중 발생했다고 사우디 국영TV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악마 기둥에 돌 던지기’는 성지순례의 절정으로 통하며 가장 위험한 행사로 알려져 있다.

이날 정오경 아라파트 평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도를 한 뒤 순례자들은 무즈달리파흐에서 주운 자갈 7개를 미나로 가지고 돌아와 마귀와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에 던지는 의식을 거행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외신에 따르면, 순례 중 기도와 명상 단식으로 지친 신심 깊은 신자들의 아우성이 한꺼번에 들린 순간 갑자기 성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의식에 참석하려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앞서 가던 사람들이 넘어졌고, 그 위로 순례자들이 계속해서 넘어지고 깔리기 시작한 것.

엄청난 참사 규모로 인해 사고가 난 후 5시간이 지난 뒤에도 현장에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가득했다. 현장을 지켜본 엘 카타트니 씨는 “많은 시신들이 그때까지도 그대로 길거리에 있었다. 잠깐 지나는 사이에도 20∼30대의 구급차가 내 옆으로 지나갈 정도로 다급했다”고 CNN에 전했다.

하지는 세계 각지의 이슬람교도들이 모여드는 행사여서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무슬림이 사망자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150명으로 알려졌던 사상자는 220명, 310명, 453명 등으로 사우디 당국이 새로 발표할 때마다 급격히 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에서 온 이슬람교도가 43명 사망했다. 주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24일 오전(현지 시간) 현재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에서는 한꺼번에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2006년 1월에도 미나에서 악마의 기둥에 돌 던지기 행사 도중 사고가 발생해 360여 명이 숨졌으며, 2004년엔 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지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1990년에도 순례객 14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압사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이번 사고는 이달 11일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107명이 죽고 230여 명이 다친 참사가 발생한 지 13일 만에 또다시 메카 인근에서 일어난 대형 악재여서 사우디 당국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권 일각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 200만 명이 몰릴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현장에 4000명의 구조 인력과 220대의 구급차를 급파해 구호 조치에 나섰다.

사진=동아닷컴 온세상 http://glob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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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의 기둥 의식 ::

이슬람 성지순례 코스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의식. 메카 동쪽의 미나에 위치한 3개의 돌기둥에 자갈 49개를 7번에 나눠 던지며 “악마여 물러가라”라고 외치는 행사이다. 선지자 아브라함이 아들 이스마일을 제물로 바치려 하다가 돌을 던져 악마의 유혹을 물리쳤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미나는 아브라함이 악마를 물리친 장소로 여겨진다. 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돌을 던지는 탓에 그동안 압사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하지만 상당수 이슬람교도가 성지순례를 하다가 죽으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 탓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 사진=채널A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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