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골칫거리 포르투갈이 살아나고 있다. 4일 포르투갈 총선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인기 없는 긴축 정책을 4년 동안 펴 왔던 현 중도우파 연합정부가 재집권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총리(사진)가 이끄는 중도우파 사회민주당 연립여당은 4일 총선에서 37%의 득표율로 전체 의석 230석 중 94석을 확보했다. 과반 의석에는 실패했지만 79석을 획득한 제1야당인 중도 좌파 사회당(32%)을 제치고 승리했다.
이로써 코엘류 총리는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 정상 중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총리가 됐다.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 구제금융을 받은 다른 유로존 국가들은 여러 차례 정권이 교체되는 혼란을 겪고 있다.
포르투갈은 유럽 재정위기국을 뜻하는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 중 하나로 유로존 경제의 골칫덩이로 꼽혔다. 코엘류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은 2011년 당시 여당인 사회당이 국제채권단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서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했다. 코엘류 총리는 780억 유로(약 103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국제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경제개혁과 긴축정책을 시행했다.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사회복지혜택을 줄이고 공무원 봉급을 깎았으며 세금은 인상했다. 또 휴가 일수를 줄이는 등 국민에게 인기 없는 각종 긴축 정책을 밀어붙였다. 긴축정책 초기에는 재정 지출 축소 등으로 실업률이 더욱 상승하고 이민 길에 나서는 국민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긴축 정책은 결실을 보았다. 지난해 5월 구제금융을 졸업한 이후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됐다.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지난해 0.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6%로 경제성장이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엘류 총리는 총선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안정을 위해 당분간 더 긴축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반(反)긴축, 복지 확대’를 내세운 사회당이 총선 직전까지도 여론조사에서 앞서 여당의 승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긴축 반대를 내세워 집권한 그리스의 시리자가 대규모 ‘뱅크런’과 ‘국가부도’ 사태를 겪으며 결국 긴축정책으로 복귀한 것을 보고 여론의 방향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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