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7일 단행 개각서도 우파인사 발탁…역사 수정주의 색채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7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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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돼 장기 집권의 길을 닦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7일 단행한 개각에서도 우파 인사들을 발탁해 역사 수정주의 색채를 유지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전체 19명의 각료 중 10명을 교체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해온 하세 히로시(馳浩) 중의원을 문부과학상에 기용했다.

하세 신임 문부과학상은 프로레슬러 출신으로 참의원 1선, 중의원 6선이다. 2009년 6월 국회에서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지유샤(自由社) 역사 교과서를 높이 평가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그대로 둘 것이냐”고 질문했다. 교과서 검정 때 이웃국가를 배려토록 한 근린제국 조항에 대해서도 “수정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번에 2020년 도쿄올림픽 엠블럼 선정 취소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상도 그동안 아베 정권의 역사·영토 인식을 교육에 주입하데 앞장서 왔다.

신설된 ‘1억 총활약 담당상’에는 아베 총리의 핵심 측근으로 야스쿠니(政局) 신사 단골 참배 의원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 부장관이 기용됐다.

“고노담화의 역할은 끝났다”는 등 역사 수정주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아베 총리의 최측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는 관방 부장관으로 중용됐다.

아베 총리는 다만 행정개혁담당상(국가공안위원장 겸임)에 1993년 고노 담화를 발표했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아들로 자민당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의원을 발탁했다. 2012년 재집권한 이후 측근은 물론이고 반대 세력까지 내각에 두루 기용해 당을 장악해 온 아베 총리의 용인술이라는 분석이다.

여성 의원 가운데는 2013년 2월 22일 시마네(島根) 현 마쓰에(松江) 시에서 열린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 정부 당국자로는 처음 참석했던 시마지리 아이코(島尻安伊子) 참의원이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에 임명됐다. 당시 그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이었다. 아나운서 출신인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참의원은 환경상에 기용됐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은 유임됐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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