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2만 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열병식을 벌이며 미국과의 어떤 전쟁에도 맞설 수 있다고 호언하고 나섰으나 중국의 일부 누리꾼들은 “21세기에 웬 해방전 열병식이냐”며 낙후한 무기 등을 폄하하고 나섰다.
중국이 5년만에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을 파견해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냉랭했던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나선 반면 누리꾼들의 반응은 오히려 북한을 냉담한 시각으로 보고 있음을 나타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1일 사설에서 “일부 누리꾼이 북한을 조롱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북한이 안전에 위협을 느껴 그러는 것”이라고 나서는 등 북한을 변호했다.
핵개발을 강행하며 폐쇄적인 북한 지도부에 대해 중국 정부와 당은 포용을 통해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반면 누리꾼 등 바닥 민심에는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가 강하게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신(微信)에 올라온 글에는 열병식 병사들이 발을 90도 가까이 들어올리다 보니 전신이 흔들리는 힘겨운 걸음을 풍자한 것들이 많다.
“어떻게 상반신 전체를 흔들 수 있나” “괴물의 걸음걸이다” “발밑에 용수철을 단 것 같다” 등으로 “열병식은 장엄하고 엄숙해야 하는데 어쩐지 희극적인 느낌을 억제할 수 없다”고 했다. “아직도 기마병을 유지하고 있나” “말과 칼이라니, 현재가 고대 시대라도 되나”라며 칼을 든 기병의 행진을 풍자하기도 했다.
북한이 선보인 무기에 대해서는 “북한이 참으로 낙후했다” “21세기의 열병식이 마치 해방전으로 돌아간 듯하다”고 폄하했다. 한 누리꾼은 “국가가 낙후하고 북한 군대가 이 수준이니 핵탄두를 개발하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도 지난달 3일 베이징(北京)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북한을 뭐라고 해서는 안된다. 외국인이 중국을 볼 때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50보 100보다” “미국이 우리를 볼 때도 이런 느낌일까” 등의 글을 올렸다. 이런 글들은 대부분 10일 열병식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바로 올린 것이다.
중국은 관영 중앙(CC)TV에서 북한 열병식을 생중계했다.
환추시보는 이같은 누리꾼의 열병식 비판에 대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지 못하는 데는 한미 연합훈련 등으로 인한 불안감도 한 이유”라고 하는 등 북한 변호에 나섰다.
신문은 중국과 북한이 핵문제 등으로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북한이 이런 상황이 된 데는 동북아에서 냉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이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소련 해체 후 세계화 흐름 속에서 북한은 세계화의 위험이 크다고 파악했으며 특히 미국과 한국의 지속적인 문앞에서 벌이는 연합훈련 때문에 북한이 국가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만 하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가면서도 국가 안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으나 8만㎢의 면적에 인구 2천만의 북한이 가장 부족한 것은 이같은 안전에 대한 자신감이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북한이 ‘핵을 보유해 영원히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실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충고하면서도 북한이 자국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을 괴물로 볼 필요가 없으며 공동의 노력으로 안전감을 갖도록 해서 국가안전전략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추시보는 북한의 핵보유를 결연히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는 것데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북한과의 우호 관계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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