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잡지의 대명사 ‘플레이보이’가 여성의 누드 사진을 싣지 않기로 결정했다. 야한 사진은 물론이고 동영상까지 넘쳐나는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1953년 창간된 플레이보이는 ‘당신이 18∼80세 남자라면 의미 있는 잡지’라는 창간사처럼 두 세대가 넘게 개방적 성문화 확산의 첨병 역할을 해왔다. 이 잡지와 함께 다양한 성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플레이보이사는 나비넥타이를 맨 토끼 모양의 플레이보이 로고가 애플과 나이키 못지않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고 자랑해 왔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를 맞아 포르노 사이트가 넘쳐나면서 위기를 맞았다. 1972년 11월호로 700만 부 이상을 찍던 플레이보이의 부수는 현재 80만 부로 줄었다. 미국 시장만 놓고 보면 매년 300만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 그렇지만 플레이보이사는 잡지 출간보다 브랜드와 로고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실제로 잡지 발간이 불허된 중국에서 라이선스 사업으로 전체 수입의 40%를 올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누드 사진을 빼기로 한 결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플레이보이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웹사이트에서 전신누드 사진을 없앴다. 그 결과 접속자의 평균 연령이 45세에서 30세로 젊어졌고 접속 횟수도 월평균 400만 건에서 1600만 건으로 뛰어올랐다. 소셜미디어에서 통용되도록 노골적이지 않되 적당히 자극적인 이미지로 승부를 건 것이 더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플레이보이 창간인이자 현직 편집장인 휴 헤프너(89)는 지난달 이를 보고받고 창간 62년 만에 대대적인 디자인 혁신 착수에 동의했다고 한다. 내년 3월호에 첫선을 보일 잡지는 ‘좀 더 접근 가능하고, 좀 더 친숙하게’를 모토로 매력적인 여성의 노출 사진을 쓰되 ‘PG13’(부모 동반하에 13세 관람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문제를 다루는 고정 칼럼의 필자로 여성을 발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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