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주석으로는 10년 만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19일 영국 방문을 시작했다. 올해로 수교 40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 10년을 맞은 양국은 시 주석의 4박5일간의 영국 방문을 통해 한층 우호 협력 관계를 높일 전망이다.
양국 지도자들은 중국과 영국 관계가 ‘황금 시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시 주석은 18일 로이터 통신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으로 양국 관계는 ‘황금시대(golden time)’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며 “영국은 중국에 가장 열린 서방국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는 선견지명이 있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영국의 장기적 이해와 완전히 합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바라 우드워드 주중 영국 대사는 16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영국의 기초 인프라에 대한 중국의 투자 및 참여 확대로 양국 협력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중국과의 황금시대 10년을 시작하는 올해 시 주석의 방문이 ‘골든 비지트(Golden Visit)’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골든(Golden)’이라는 단어를 10차례나 사용했다.
카메런 총리도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양국 관계는 ‘골든 시대(Golden era)’를 맞고 있으며 그런 가운데 이뤄지는 시 주석의 방문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시 주석 방문에 앞서 중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영국과 중국간에 10년간의 황금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 주석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선택을 강조한 것은 ‘서방 국가 중 영국이 중국의 최고 파트너가 되기 위해 영국 정부가 너무 중국의 비위를 맞추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영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방국으로는 가장 먼저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이번 시 주석의 방문 기간 중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런던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단기 국채를 발행하는 계획이 발표될 전망인 것도 양국간 경제협력 수준을 한 층 높일 전망이다. 중국이 런던을 ‘위안화 국제화’의 허브로 삼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7%로 잡았지만 어려움이 예상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세계 경제의 부진 등 외부 여건 악화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활기를 잃은 국제 경제에 영향을 받지 않은 채로 남아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으나 열심히 대처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온 국가에 영향을 주는 세계경제의 부진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인류 문명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는 말을 빌어 “중국 경제도 과거의 성장 동력에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경제)’로 이동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 주석은 일부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정부가 지원해 ‘정부 지원과 주도하의 중국 기업 해외 팽창이 다른 시장 참여자들에게 공정하지 않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가 하는 것”이라고 적극 방어했다.
시 주석은 “사업 성장에 경쟁은 필수적이이어서 비경제적이고 시장외적 장벽 역할을 하는 유리문이나 회전문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시장질서하에서도 각국은 자국 기업의 성장을 여러 방면으로 지원하는데 이런 조치에 ‘정부 보조’라는 낙인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에서 점차를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언젠가는 미국을 대신해 세계의 경찰 역할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중국의 전반적인 실력 향상에 따라 국제문제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하지만 “세계 평화 발전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지만 세계의 경찰이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니며 어느 국가를 대신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시 주석 방문을 맞는 영국은 103발의 예포 발사와 버킹엄궁내 하류 체류, 의회 연설 등의 일정을 통해 최고의 예우를 할 예정이다.
영국은 보통 외국 정상 방문 시 21발의 예포를 발사하지만 이번에 103발을 발사하는 것은 ‘왕실과 런던시 환영 예포’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런던 그린파트에서 외국 정상 대우 21발과 황실 손님 20발을 쏘고, 런던탑에서는 41발과 런던 시가 환영하는 의미의 21발이 추가된다. 시 주석의 이번 영국 방문은 다른 국가는 들르지 않고 영국만 가는 것으로 서방 국가 순방 시 통상 몇 개국을 순방하는 것에 비해 영국 방문 중시하는 것이라고 류샤오밍(劉曉明) 주영 중국대사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2005년 11월 영국을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영국에 이어 독일 스페인을 거쳐 한국의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행사에 참석했다.
영국은 이번 시 주석 방문을 통해 250억 파운드 규모의 ‘힝클리 포인트’ 원전 투자 협상 진전 등 경제 협력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 기간에만 모두 150건의 양국 협력 방안이 체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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