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분쟁전문 여성 언론인, 터키공항서 의문의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경찰 “자살추정”… 동료들 “테러의혹”

BBC 방송기자 출신의 국제 분쟁지역 활동가인 재클린 서턴(50·사진)이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테러단체 소행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가디언, BBC 등 영국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서턴은 17일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해 17일 오후 10시경(현지 시간)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이곳에서 최종 목적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행 항공편을 놓쳤고 이후 공항 여자 화장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아르빌은 쿠르드 자치정부의 수도로 서턴이 최근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벌여온 곳이다.

터키 경찰은 초동수사를 통해 그가 자신의 신발 끈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그의 동료 등은 자살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한 채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동료 언론인 레베카 쿡은 이미 터키 당국 차원이 아닌 국제적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서턴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BBC 방송기자로 일했다. 이후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다양하게 활동했다. 영국에서 석사를 마친 뒤 호주국립대에서 아랍·이슬람학 박사 과정을 밟은 그는 영어와 아랍어 등 5개 언어에 능통하며, 손꼽히는 이슬람 분쟁 전문가다. 2003년부터 10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언론인을 도왔고 올해 7월부터 이라크 아르빌에서 ‘전쟁과평화보도연구소(IWPR)’ 지역 책임자 직무대행으로 일해 왔다.

IWPR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 NGO다. 앞서 IWPR 이라크 지부의 전 책임자도 올해 5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사망한 바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분쟁전문#언론인#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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