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랜 친구인 개가 늑대에서 가축으로 길들여진 최초의 장소는 어디였을까? 현생인류의 조상이 출현한 동아프리카일까? 농경이 시작된 중동일까? 아니면 개의 종자가 다양한 남중국이나 유럽일까?
미국 코넬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팀의 DNA 추적 결과 네팔과 몽골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뉴욕타임스와 BBC가 19일 보도했다. 이날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38개국 개 5000여 마리의 DNA를 추적한 결과이다. 코넬대의 애덤 보이코 박사는 “오늘날 현존하는 개는 모두 대략 1만5000년 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개의 DNA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조사다. 161종의 순종 4676마리와 떠돌이 개 549마리를 대상으로 삼았다. 10억 마리로 추산되는 전 세계 개 중에서 75%는 떠돌이 개다. 수컷 대상의 Y염색체 추적과 암컷 대상의 미토콘드리아 추적을 함께 실시했는데 암수를 막론하고 같은 결론이 나왔다.
그동안 학계에선 개가 1만∼3만 년 전 늑대의 가축화로 태어났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아 왔으나 정확히 언제 어디서인지인지는 규명하지 못해 왔다. 5월에는 약 3만5000년 전 살았던 개에 가까운 시베리아 늑대의 갈비뼈 조각 DNA를 분석한 결과 개와 늑대가 갈라진 시점이 약 2만7000∼4만 년 전으로 더 이를 것이란 연구 결과가 네이처에 발표됐다.
보이코 박사도 “1만5000년 전이란 시점은 현존하는 개들의 조상이 그때쯤 중앙아시아에서 가축화된 개라는 것일 뿐 다른 지역에서 먼저 가축화된 개가 있을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 더 일찍 가축화됐지만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죽은 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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