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로 손꼽히는 스탠퍼드 경영대 학장이 여교수와의 불륜사실이 공개되면서 스캔들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스탠퍼드 경영대 가스 살로너 학장이 같은 대학 스타 여교수와 중년의 로맨스를 나누다 발각되고 부하들에 대한 차별적인 행태가 드러났는데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아 교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살로너 학장은 2009년부터 경영대 학장, 경영대학원장을 지내며 스탠퍼드 경영대를 하버드 경영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제치고 미국 경영대 랭킹 1위로 오르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2012년 암으로 투병하던 부인과 사별한 후 같은 대학 스타 여교수인 데보라 그룬펠드 교수와 함께 요가를 다니면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당시 그룬펠드 교수에게는 별거 중이었던 남편이 있었는데 스탠퍼드대 동료 교수였다.
아내의 불륜사실을 알게 된 남편이 대학과 살로너 학장을 고소하면서 사건은 ‘스탠퍼드 대학의 최대 스캔들’로 번졌다. 그룬펠드 교수는 남편과 1999년에 결혼해 이듬해 둘 다 스탠퍼드대 교수직을 시작했다. 슬하에 11살, 14살짜리 딸을 뒀지만 2012년 12월에 이혼을 결정하며 별거에 들어갔다.
지금은 애플이 만든 애플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남편은 “아직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인데다 정식으로 별거하기 전부터 두 사람이 낯 뜨거운 관계로 지냈다”며 “살로너 학장은 지난해 나에게 악의를 갖고 비열하고 포악한 방식으로 부당하게 해고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던 2012년, 우연히 아내가 학장과 주고받은 성적인 내용의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보게 됐다”며 법정에서 공개한 사진들이 교내 학생신문에 실리며 논란은 확산됐다. 사진과 문자 메시지를 수집했던 방법에 대해 그는 “당시 아내와 비밀번호를 공유했고 마침 아내가 아이폰을 고쳐달라고 해 외설적인 내용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보게 됐다. 화가 나 이를 하나하나 캡쳐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장은 스탠퍼드 교내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 나에게 ‘사이코패스’ ‘멍청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남편이 공개한 아내 그룬펠드 교수의 이메일에는 살루너 학장이 보낸 “수업이 훌륭하며 교수로서 성장하는 모습이 멋지다. 당신을 생각하고 있다” 등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살로너 학장은 “이혼 후부터 교제를 시작했으며 학교 측에도 이를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스캔들이 불거지자 학장이 평소 교직원들에 대해 인종, 성 차별적이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룬펠드 교수의 남편이 “학장은 흑인인 나에게 교수로서의 혜택, 배치된 직책, 해고와 관련된 보상 등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했다”고 하자 “나도 같은 일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스탠퍼드대 교직원들이 우후죽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현직 교직원 46명은 살로너 학장을 사임시켜야한다는 탄원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태미 프리스비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학장은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지만 리더로서 매우 가혹해 직장에서 여성 교직원들을 힘들게 만들었고 그 결과로 많은 고위직을 포함한 교직원들이 학교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에 스탠퍼드대는 “살로너 학장은 여교수와의 관계나 업무에 임할 시 교내법을 어긴 적이 없다”며 “리더의 스타일에 대한 평가는 성과도 고려되어야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결국 살로너 학장은 지난달 “전직 교수의 이혼을 둘러싸고 나에 대한 근거 없는 소송 때문에 학교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싶지 않다”며 “내년 여름 학기가 끝나면 학장직을 내려놓고 교수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