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국에 ‘돈 보따리’ 선물…시진핑, 英 원전 건설에 11조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2일 01시 01분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주석이 영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60억 파운드(약 10조8000억 원) 투자를 결정하면서 ‘돈 보따리’ 선물을 안겼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1일 런던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영국 남부 힌클리 포인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이런 역사적인 합의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영국과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힌클리 포인트 원전은 영국에서 약 30년 만에 재개되는 첫 원전 건설 사업으로 총 건설비용은 무려 180억 파운드(약 31조6000억 원)에 달한다. 주 사업자인 프랑스 에너지업체 EDF가 대규모 건설비를 조달하지 못한데다 환경단체의 반대 등까지 겹쳐 수년 간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이에 영국 정부는 그간 중국 측에 대규모 투자를 요청해왔고 시 주석의 영국 방문으로 그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투자는 중국 에너지 국영회사 중국광핵그룹(CGN)이 힌클리 포인트 원전 건설사업 지분 33.5%를 확보하고 60억 파운드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나머지 120억 파운드는 EDF가 조달한다.

힌클리 원전은 2025년 완공되며 영국 전체 전력공급의 7%를 담당할 전망이다.

앰버 루드 영국 에너지장관은 이번 사업과 관련 “영국은 저탄소 에너지를 낮은 비용에 얻을 수 있고 중국은 자국 원전 기술을 서방에 선보일 수 있다”며 양국 모두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 내부에서는 “안보 주권을 중국에 넘기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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