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붕대로 감싼 여성들이 곳곳에…이란 ‘성형 바람’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7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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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시아파 종주국 이란에서 성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수도 테헤란에서는 성형수술을 받은 뒤 얼굴을 붕대로 감싼 이란 여성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서방 국가들과의 핵협상 타결로 대이란 경제 제재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란에서 코와 가슴을 줄이는 성형수술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인들은 일반적으로 서구인들보다도 코가 크다. 게다가 큰 코를 좋아하지 않는다. 테헤란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 알리 쉬라지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인들은 유럽인들처럼 큰 코를 원하지 않는다. 훨씬 작은 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특히 히잡과 차도르로 몸을 감춰야 하는 이란 여성들에게 코는 자신의 미모를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 때문에 비싼 성형수술비에도 불구하고 코 축소 수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 수술비는 평균 2500달러 (약 280만 원)가량. 지난해 이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5000달러(약 560만 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비싼 편이다.

가슴 축소 수술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란 여성들 중에는 유전적으로 풍만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요즘 이란 여성들은 이런 풍만한 가슴이 옷에 잘 맞지 않는다며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서구화의 영향으로 이란에서도 날씬한 체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브라질, 한국처럼 성형수술이 대중화된 국가보다 훨씬 더 보수적인 이란에서 성형 열풍은 불고 있는 것은 매우 놀랍다”고 전했다.

하지만 성형 열풍을 바라보는 이란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성형수술을 받은 배우들은 방송에 출연할 수 없으며 은행도 성형수술을 위한 대출은 해주지 않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의 경제 제재가 본격적으로 풀리면 성형수술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종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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