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함 ‘남중국해 레드라인’ 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8일 03시 00분


中인공섬 12해리내 해역 처음 진입… 中 “영해 불법 침범” 美 “항해 자유”

미국이 27일 사상 처음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의 12해리(약 22km) 이내에 구축함을 파견하면서 미중 간의 남중국해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이지스 구축함 라센함(DDG 82)이 남중국해 난사(南沙·스프래틀리) 군도에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12해리 이내를 항해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는 정규 정찰 활동을 수행해 온 미 해군의 대잠 초계기 P-8A와 P-3도 함께 투입됐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경거망동하지 말라”며 “우리는 미국 측에 심사숙고해 행동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인공섬 12해리 이내에 진입한 미군 구축함을 감시 추적하면서 경고했다”며 “미국의 행위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위협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 즉각 잘못을 시정할 것을 미국 측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 군함 진입으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인공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음을 여러 번 시사하며 남중국해를 비롯한 모든 공해 상에서 항해의 자유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그러나 실제로 군함을 파견한 것은 지난해 중국의 인공섬 건설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전격적으로 군함을 투입함에 따라 한국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에서 선택을 종용받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남중국해#레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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