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일본인 민간인 4명을 스파이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 문제가 양국 간 외교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주일 중국대사관의 허전량(何振良) 보도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법에 따라 일본인 4명을 스파이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성 2명과 여성 1명은 당국에 구금된 상태이며 남성 1명은 호텔에서 연금된 채 조사를 받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말 아사히신문이 중국에서 일본인 민간인 2명이 5월부터 구속돼 있다고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추가로 일본인 2명이 중국 당국에 구속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는데 중국 당국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아이치(愛知) 현에 거주하는 남성(51)은 중국 저장(浙江) 성의 해안 군사시설을 찍다가 붙잡혔다.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의 북-중 국경지대에서 체포된 남성(55)은 탈북자 출신의 일본 국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징(北京)에서 체포된 60대 남성은 항공사 출신으로 중국 인맥을 활용해 기업에 전문 지식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상하이(上海)에서 붙잡힌 50대 여성은 도쿄(東京) 일본어 학교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보도 직후 이들의 구속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스파이를 보낸 일은 절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들이 일본 공안조사청의 정보 협력자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본 민간인이 중국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장기간 구금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언론은 중국 당국이 조사 대상 일본인들을 향후 외교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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