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여배우 영화 데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4일 03시 00분


日대지진 소재 ‘사요나라’ 21일 개봉, 말하고 표정 연기… 가격 1억원 넘어

사람을 닮은 로봇인 ‘제미노이드 F’(왼쪽)가 후카다 고지 감독이 연출한 영화 ‘사요나라’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하는 장면.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사람을 닮은 로봇인 ‘제미노이드 F’(왼쪽)가 후카다 고지 감독이 연출한 영화 ‘사요나라’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하는 장면.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성인 여성 모습의 ‘로봇 여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가 처음으로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 ‘제미노이드 F’라는 이름의 안드로이드(인간처럼 생긴 로봇)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 ‘사요나라’가 21일 일본에서 개봉된다고 보도했다. 영화 사요나라는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미노이드 F는 끝까지 자신의 주인 곁을 지키는 로봇 레오나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제미노이드 F는 로봇과학자로 유명한 이시구로 히로시 오사카대 교수가 만든 것으로 하얀색 고무 피부와 생머리를 가진 여성 로봇. 가격은 약 1억2600만 원에 이른다. 미소를 짓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등 표정 연기가 가능하다. 또한 입을 움직여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좀 떨어진 거리에서 보면 실제 여성으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외모가 사람과 흡사하다. 다만 걸을 수는 없어서 영화에선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다. 노트북을 통해 원격조종으로 연기를 펼친다.

현재까지 영화에 로봇이 출연한 사례는 매우 많다. 하지만 대부분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로봇 이미지를 만들거나 배우가 분장해서 로봇 역할을 해냈다. 데일리메일은 안드로이드가 직접 출연한 영화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제미노이드 F는 이미 연극에서 연기 실력을 쌓은 6년 차 경력 배우다. 2010년 극작가 겸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의 동명 연극 사요나라에 출연했고 2013년에는 내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영화 사요나라를 만든 후카다 고지 감독은 최근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일반 배우와 작업하는 것보다 제미노이드 F와 작업하는 게 더 쉬웠다”면서 “밥을 먹거나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되고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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