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테러리즘 대응에 관한 G20 성명’을 비롯해 ‘G20 정상선언문’과 ‘안탈리아 액션플랜’ 채택을 끝으로 16일(현지 시간) 폐막했다. 정상들은 테러리즘이 어떠한 종교, 민족, 문명 또는 인종 집단과도 결부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 G20, 첫 테러 관련 성명 채택
정상들은 △테러자산 동결 △테러자금 조달의 형사처리 △강력한 선별적 금융 제재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테러자금이 흘러 들어갈 경로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 또 테러 척결을 위해 테러 조직원 충원 방지, 테러리스트 이동 차단, 테러 선전 대응 등이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특히 테러 조직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테러를 선동하고 미화하는 것을 막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유럽 국가 정상들은 테러리스트들의 국제 이동을 특히 우려했다. 테러 전투원들의 유입을 막기 위한 정보 공유, 출입국 관리, 적절한 형사 대응, 항공 보안 강화도 성명에 포함됐다. 다만 무고한 난민들이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프랑스는 2주 후 파리에서 개최하는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차질 없이 개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업무오찬은 당초 예정 시간을 초과해 3시간 넘게 이어졌다.
○ 성장전략 이행 실적 2위 기록… “선진국 통화정책 신중해야”
이번 정상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1년간 각국 성장전략 이행 상황을 평가한 결과 한국이 2위를 기록했다. G20이 제시한 22개 과제 가운데 18개 과제를 완료해 82%의 이행률을 기록한 것. 지난해 회의에서는 성장전략 계획이 1위를 차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회의 때마다 빠지지 않고 5차례 선도발언을 했고, 이 발언은 정상선언문과 액션플랜에 모두 반영됐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최근 선진국들이 서로 다른 방향의 통화정책을 펴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신흥국으로부터 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선진국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신중하고 완만하게 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환율 정책 등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G20은 금융안전망 강화 논의를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하고 프랑스와 함께 우리나라를 공동의장국으로 선임했다.
박 대통령은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대응 방안을 국내법에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 “매년 630억 달러 동북아 지역 인프라 투자”
박 대통령은 매년 630억 달러(약 73조8549억 원) 규모에 이르는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북핵 포기를 전제로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해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협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란히 앉았다. 제1세션과 첫째 날 오·만찬에 이어 네 번째로 알파벳 국가명 순으로 자리가 배치된 데 따른 것.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이후 일본 내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 양국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박 대통령은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김규현 대통령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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