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의 테러 여파로 미국이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무비자 입국’ 제도를 악용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일부 아랍 국가를 방문한 국내 여행객도 무비자 입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공화·민주 양당은 3일 무비자 입국 조건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법안은 다음 주 중 하원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VWP 가입 38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 중 테러리스트의 근거지 국가를 방문한 사람에 대해 엄격한 조회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결국 이라크 시리아 이란 수단 등을 방문한 사람은 비자를 받아야만 미국에 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여행 기록은 물론이고 여권 분실·도난 정보도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케빈 매카시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유럽 여권 소지자 5000명이 이라크와 시리아를 여행했다”며 “테러에 맞서려면 새 법안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무비자로 미국 입국이 가능한 나라는 유럽 30개국과 한국 호주 일본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대만 브루나이 등 38개국. 이들 국가에서는 미국 전자여행허가제(ESTA) 사이트에 접속해 인적사항만 기재하면 무비자로 입국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매년 200만 명가량이 이 제도로 미국에 입국한다. 특히 이 법안이 통과되면 38개 가입국은 내년 4월 1일부터 지문 등 생체정보가 담긴 칩이 내장된 위조방지용 전자여권으로만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또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범죄기록 조회 등을 통해 여행객의 신상을 철저히 조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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