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서 ‘묻지마 칼부림’, 관람객들 “행위 예술 아냐?”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12월 7일 15시 48분


미국 플로리다 주(州)에서 열린 유명 전시회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일부 관람객은 이 끔찍한 범죄 행위를 ‘행위 예술’로 오해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6일(이하 현지시간) 마이애미 헤럴드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4일 오후 5시경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 전시회장인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뉴욕에 거주하는 쓰위안 자오(24·여)가 다른 여성 관람객 A 씨를 칼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오는 의도적으로 A 씨를 따라다니며 여러 차례 몸을 부딪는 등 신경전을 벌이다 갑자기 칼을 꺼내 A 씨의 목 오른쪽 부위와 왼쪽 어깨를 찔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A 씨는 잭슨 메모리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전시회장에서 이 같은 칼부림이 일어났지만 일부 관람객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관람을 계속했다. A 씨가 칼에 찔린 뒤 피를 흘리며 주저앉는 상황을 ‘행위 예술’로 오해한 것.

사건 현장과 인접한 곳에 작품을 전시 중이던 예술가 나오미 피셔는 “한 남성이 내게 걸어오더니 ‘(칼부림 사건이)퍼포먼스라고 생각했다. 가짜 피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피였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사건 후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까지 설치 미술이라고 여긴 관람객들도 있었다고 마이애미 헤럴드는 보도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자오는 경찰이 몸수색을 하는 동안 “난 그녀(A 씨)를 죽여야 해. 그리고 두 명 더(죽여야 해). 난 그녀의 피를 봐야 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 씨는 자오를 모른다고 진술했다. 범행을 시인한 자오는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아트 바젤은 스위스 바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아트 페어로, 매년 12월 마이애미 비치에서도 열린다. 4일간 열린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는 6일 막을 내렸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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