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와 경제난으로 지구촌에 우클릭 민심이 확산되고 있다. 남미 좌파의 아성인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는 사회주의 집권당이 17년 만에 의회 다수당 자리를 빼앗겨 야당에 정권을 내줄 판이다. 저유가 직격탄을 맞은 것. 끔찍한 테러를 겪은 프랑스에서는 강력한 반이민법을 내건 극우 정당 국민전선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 ▼ 포퓰리즘 복지, 유가 급락에 흔들 “남미 사회주의 정권 몰락의 길로” ▼
베네수엘라 17년만에 우파 승리
남미 대륙 좌파의 아성인 베네수엘라에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집권 여당이 총선에서 패하면서 지난달 아르헨티나에 이어 남미 좌파 정권들의 몰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현지 시간) 총선에서 투표 마감 5시간이 지난 7일 0시 30분 현재 야권 연대인 ‘민주연합회의(MUD)’가 전체 167석 중 99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46석을 얻는 데 그쳤다.
베네수엘라에서 사회주의 집권당이 다수당 지위를 빼앗긴 것은 1998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이후 17년 만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차베스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집권해 전임자의 사회주의 혁명 유지를 받들어 왔으나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번에 의회 다수당이 된 MUD는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정당 20여 개가 연합한 세력으로 차베스 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현재 남미 대륙은 지난달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12년 만에 우파 후보가 승리한 데 이어 좌파인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탄핵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이라 베네수엘라까지 흔들리자 좌파가 압도적 다수(12개국 중 10개국)인 지형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베네수엘라 좌파 집권당 참패의 직접적 원인은 저유가에 따른 경제난이다. 마두로 정권은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밑천으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파격적인 복지정책을 폈으나 유가 폭락으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았다. 전체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원유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46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난 상황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마켓에는 긴 줄이 늘어서는 것이 일상화됐고 물가상승률이 200% 안팎으로 치솟으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빈곤층 비율은 2년 전 27%에서 75%로 껑충 뛰었다. BBC는 “이번 총선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경제 파탄의 책임을 묻는 국민투표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이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할 경우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까지 추진할 수 있어 마두로 대통령은 2019년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
▼ 난민수용 중지-국경통제 실시 요구 “정권 잡게되면 프랑스는 EU 떠날것” ▼
佛 ‘국민전선’ 反이민 내걸고 돌풍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약 3주 만에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이 압승을 거뒀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은 이번 선거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공포와 반(反)난민 정서를 파고들어 강력한 반이민법을 기치로 내걸었다.
6일(현지 시간) 치러진 1차 투표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마린 르펜 대표(47)가 이끄는 국민전선은 광역자치단체인 도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2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대표로 있는 우파 야당 공화당(LR)은 27%,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사회당(PS)은 23.5%로 각각 2, 3위에 머물렀다.
이번 선거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최종 평가전 성격을 띠고 있다. 르펜 대표는 13일 실시되는 결선 투표에서 선전할 경우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서 몸값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펜 대표는 이날 개표 소식을 들은 뒤 “국민전선은 논쟁의 여지없이 프랑스 제1정당”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르펜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정부는 난민 수용을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유럽 내 국경 자유 왕래를 보장한 솅겐 조약을 폐기하고 국경 통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며 지지를 이끌어냈다. 앞서 르펜 대표는 올여름 TV 인터뷰에서 자신을 ‘마담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라고 부르며 “2017년 정권을 잡게 되면 프랑스는 ‘반민주주의의 괴물’인 EU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르펜 대표와 그의 조카딸인 마리옹 마레샬르펜(26)은 각각 단체장 후보로 나선 곳에서 4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집권 사회당은 국민전선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우파인 공화당 후보와 연대할 방침을 밝혔다. 사회당은 이날 르펜 대표가 단체장 후보로 출마한 북부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와 그의 조카가 출마한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등 2곳에서 사회당 후보를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르코지 공화당 대표가 다른 당과의 전략적 동맹은 없다고 선을 그어 연대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