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 펜타곤(국방부)을 전격 방문했다. 전 세계를 테러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격퇴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기 위해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방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연 뒤 생방송으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IS 분쇄 의지를 다졌다. 그는 “어려운 싸움이지만 반드시 격퇴할 것”이라고 하더니 IS 지도부를 겨냥해 “이제 숨을 곳이 없다. 다음은 바로 너희들 차례”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펜타곤을 찾은 것은 정부의 대테러 전략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떨어지자 이를 상쇄하기 위해 기획된 ‘안보 메시지 행보’의 일환이다. 취임 후 세 번째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6일)을 갖고 “IS를 파괴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이벤트다.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응은 엇갈린다.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과 군 일각에서도 제기하는 지상군 파병 등 새로운 방안을 내놓지 않은 채 “걱정하지 말라”는 식으로 ‘립서비스’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국정 최고 책임자가 핵심 국가 현안에 대해 이렇게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려는 노력에 오히려 더 눈길이 갔다. 반대파를 설득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면 ‘정치 쇼’라도 해서 소통하겠다는 자세 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대국민 연설이란 형식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국민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는 참모진의 건의를 받아들여 연설에 나섰다”고 전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대통령이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종종 뒤늦게 움직여 논란을 야기하고 자신이 꼭 챙기려는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국무회의 석상 발언이라는 일방적인 ‘간접화법’을 애용한다. 그러다보니 대통령의 속내를 몰라 답답해하거나 진의를 놓고 ‘해석’하느라 갑론을박하는 경우가 여전히 적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를 보며 우리 대통령의 허심탄회한 대국민 직접 메시지를 접한 지 너무 오래됐다는 생각이 든 건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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