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라크, ‘전략동반자 관계’ 공동성명 채택…‘중동 외교’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3일 16시 01분


‘중동에서의 주도권을 미국과 러시아에 뺏길 수는 없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슬람국가(IS)’ 대처를 놓고 공동 전선을 모색하는 등 중동 문제 개입을 확대하자 중국도 ‘중동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 문제 해결의 주요국 입지를 굳게 다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2일 중국을 방문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3일 전했다. 공동성명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관한 협력과 이라크의 경제재건, 에너지 협력 등이 포함됐다. 이라크 총리의 중국 방문은 5년 만의 일이다.

23일에는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중국 방문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시리아 내전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정부와 반정부 대표간의 협상이 베이징(北京)에서 시작될 것을 예고한다고 전했다.

앞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시리아지원그룹(ISSG)’ 3차 외교장관 회의에서 “시리아의 정부 및 반대세력 대표들을 중국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민이 IS에 인질로 잡혀 참수되거나 IS의 테러로 희생되는 등 피해를 당했음에도 미국과 러시아처럼 공습 등 직접적 개입은 꺼려 왔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테러 타격에 참가한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혀 왔을 뿐이다. 하지만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18일 시리아 평화협상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는 등 중동 질서 구축에 적극 개입하면서 중국도 보다 적극적 참여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책 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의 서아시아 아프리카 연구소 인강(殷¤) 연구원은 23일 환추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정세와 국가이익의 필요상 중국이 시리아의 평화협상과 이라크의 재건 작업에 적극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아사히신문은 22일 시 주석이 내년 1월 이집트 방문을 최종 조율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방문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하게 되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2009년 2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국빈방문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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