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새해맞이 도심 행사서 男 1000여명 집단 성범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6일 03시 00분


중동-북아프리카계 추정 남성들, 여러 도시서 여성 수백명 습격
獨경찰, 조직적 범행 여부 수사

새해맞이에 한창 들떠 있던 독일 쾰른 시 도심에서 중동·북아프리카계로 추정되는 남성 1000여 명이 독일 여성들을 상대로 집단 성폭력 사건을 일으켜 독일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5일 영국 방송 BBC와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저녁 쾰른 대성당과 중앙역 인근 광장 등 시내 중심지에 연말 축제를 즐기러 나온 여성 수백 명을 상대로 1000명이 넘는 남성이 수십 차례 성폭력을 가하면서 노상강도를 자행했다. 쾰른 경찰이 지금까지 접수한 고소 건은 약 80건이지만 피해 신고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볼프강 알베르스 쾰른 경찰국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대규모의 범죄 행위는 처음”이라며 “외모로 봤을 때 아랍과 북아프리카 출신으로 보이는 남성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가해자들은 따로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치안이 취약해진 상황을 틈타 성폭행하거나 여성들의 몸을 만지는 성추행과 함께 강도 행각을 벌였다. 이날 경찰은 중앙역을 중심으로 곳곳에 배치돼 있었지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여러 곳에서 동시에 벌어진 불법 행위를 막지 못했다.

특히 1000여 명의 가해자가 특정 목적을 가지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자행한 정황이 있어 충격적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들은 그룹을 지어 쾰른에 도착했으며 경찰은 이들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범죄를 조직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쾰른뿐만 아니라 함부르크와 슈투트가르트에서도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했지만 쾰른에서 벌어진 범행이 가장 심각했다고 BBC는 전했다. 성추행을 당한 여성 중에는 자원봉사에 나선 여성 경찰관도 포함돼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 여성은 “쾰른 역에서 나왔는데 남자들이 몰려 있었다. 200m 가는 동안 100번 추행을 당했다. 치마를 입고 있었다면 찢겨 나갔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 남성들이 범인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정치적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반(反)이민 정서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난민 거부 여론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권 다수당인 기독민주당(CDU)의 슈테판 빌거 연방의원은 “이대로 갈 수는 없다. 난민을 줄이고 국경을 통제해야 한다”고 영문 언론 더로컬에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독일#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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