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2015년도 ‘올해의 못된 유행어’로 “바른 사람”(Gutmensch)이 선정됐다.
다름슈타트 지역 언어학자, 언론인, 작가가 주축이 된 ‘올해의 못된 유행어’ 선정위원회가 12일(현지 시간) 이같이 발표했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이 단어는 윤리·정치적 관점에서 ‘올바름이 지나치다’는 가치 판단을 담아 특정인을 ‘공상적 박애주의자’(영어로 Do-gooder)로 폄하할 때 사용된다. 지난해 난민 위기가 몰아친 독일에서 이 말은 ‘난민 포용론자’를 지칭할 때 많이 쓰였다.
이 단어는 2011년부터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져 왔다. 지난해 여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헝가리 국경에 있던 시리아 난민들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자 독일 극우단체들은 총리의 난민 포용정책에 대한 반대토론 때마다 ‘바른 사람’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해왔다.
선정위는 성명에서 ‘바른 사람’이라고 하는 데에는 “관용과 도우려는 의지를 순진하고도 어리석고, 남에게 잘 속아 넘어가는 것으로 깎아내리는 함의가 있다”고 선정 취지를 밝혔다. 선정위는 “심지어 도덕적 제국주의 성향까지 보이는 이 표현은 민주적인 의견교환과 실질적인 토론을 막고 있으며, 심지어 주류 언론에까지 등장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선정위는 연말마다 ‘올해의 단어’를 발표하는 독일어협회와 별개로 1991년 초부터 지난해 언론에 대중적으로 쓰인 말 가운데 본뜻을 왜곡하거나 인권 침해 또는 반사회적 요소가 있는 합성어를 선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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