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한국여성들의 ‘비혼 현상’을 보도했다. 한국은 비교적 보수적인 사회인데도 불구하고 신세대 여성들은 공부를 더 많이 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 결혼을 미룬다는 점에 주목했다.
BBC는 13일 ‘결혼을 회피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현상을 다뤘다. 한국에서 결혼을 앞두고 결혼기념사진을 찍을 때 드는 비용은 최소 2000달러(약 240만 원)에서 최대 5000달러(602만 원) 수준. 신랑과 신부는 다양한 배경 아래서 옷을 여러벌 바꿔 입으며 연예인처럼 사진을 찍는다.
방송에 따르면 최근 한국여성들 사이에선 ‘혼자 찍는 웨딩사진’이 유행이다. 턱시도를 입은 신랑은 없지만 웨딩드레스를 입고 스튜디오 촬영을 하는 것. 혼자서 찍는 것이다 보니 값은 500달러 안팎으로 줄어든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은 “지금 당장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젊은 시절 예쁜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서 드레스 사진을 찍는다”고 답했다. 스튜디오 운영자는 “수요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 실내 촬영 뿐 아니라 야외 촬영 서비스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한국말 ‘비혼(非婚)’과 ‘미혼(未婚)’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미혼은 결혼할 의사가 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못 하고 있는 것이고, 비혼은 결혼할 생각이 없어 자발적으로 결혼을 피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처럼 젊은 세대가 결혼을 피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방송은 잘못된 사회 관습을 지목했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사부담이 여성에게 쏠려있는 문화, 육아를 위해 직장을 관두면 다시 복귀하기 힘든 경력단절 문제, 지나치게 높은 결혼비용 때문에 결혼을 피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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