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온 친척 10대남매 학대 뉴욕 40대 한인여성 기소

6년간 집안일 시키고 폭력행사

한국 친척의 10대 자녀 2명을 데리고 살면서 6년 넘게 노예처럼 일을 시키고 폭력까지 행사한 미국 뉴욕의 40대 한인 여성이 아동학대 및 노동 착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뉴욕 퀸스 검찰은 12일(현지 시간) 2010년 1월부터 최근까지 남매인 고교생 A 양(16)과 중학생 B 군(14)에게 “너희 부모가 돈(양육비)을 안 보내니 너희가 그 돈을 갚아야 한다”며 온갖 가사 노동을 시키고, 이들의 아르바이트 임금까지 상납받은 혐의 등으로 재미동포 박모 씨(42)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지만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재판에서 공소장에 적시된 △아동 학대 △노동력 착취 △3급 폭행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7년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A 양은 학교에서 돌아온 뒤 오후 4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하루 10시간씩 청소 빨래 등 집안일뿐만 아니라 박 씨의 손톱 및 발톱 소제, 안마를 해야 했다. 이 사건 담당 리처드 브라운 검사는 “A 양은 TV를 보는 박 씨를 5시간 넘게 마사지하기도 했다. 박 씨는 A양이 손톱에 매니큐어를 잘못 발랐다며 손톱깎이로 A 양 다리를 긁기도 하고 화를 내며 A 양의 머리카락을 잘라 버리고 머리를 발로 차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들 남매의 여권을 압수했고 한국 부모에게도 연락하지 못하도록 했다.

박 씨의 행위는 A 양이 집안일을 하느라 장기간 결석하고, 몸에 타박상과 상처가 있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학교 관계자들이 관련 당국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박 씨는 지역 언론에 “할 말이 없다. 변호사와 얘기하라”고 했고 그의 변호인 측은 “공소장의 혐의 내용을 모두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