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첫 女총통 차이잉원]
젊은층, 사과 영상에 분노… 투표소로
차이잉원은 4차례 공개 언급… 현지 언론 “득표율 1~2% 올라가”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멤버 쯔위(周子瑜·16)의 ‘국기(國旗) 사건’이 대만 총통 선거에 큰 파장을 미치는 등 대만과 중국, 한국 3개국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쯔위는 지난해 11월 한국의 한 방송 녹화에서 대만기를 흔들었는데 이 모습은 방송되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공개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출신 가수 황안(黃安)이 쯔위의 ‘대만 독립 활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뒤늦게 공론화됐다. 중국의 반발이 커지자 쯔위는 15일 동영상을 통해 공개 사과하면서 “중국은 하나다. 내가 중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수척한 쯔위의 모습을 본 대만 누리꾼들은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인질을 살해하기 전 유언을 읽게 하는 것 같다”며 분노했다.
대만 롄허(聯合)보는 17일 “‘쯔위 사건’이 차이잉원(蔡英文) 당선자의 득표율을 1∼2% 상승시켰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 정부가 대만 주체성과 관련된 이번 사건을 가벼이 다룬 반면 민진당의 차이 당선자는 선거일인 16일 하루에만 4번이나 이 사건을 거론하며 쯔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대만의 페이스북에서는 ‘국민당 8년간 중국과 가까워졌다더니 16세 소녀 한 명도 보호해 주지 못하느냐’, ‘정치적 희생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분노한 젊은이들이 대거 투표소로 몰려갔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15일 “한국의 ‘독도 문제’처럼 중국의 주권 문제는 가지고 놀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국에선 17일 쯔위가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국내 누리꾼들은 “미성년자 혼자 사과 영상을 찍도록 내세운 JYP가 잔인하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한편에선 “회사 이익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대처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LG유플러스는 쯔위가 광고 모델로 나온 스마트폰 ‘Y6’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