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감 이란인 7명 풀어줘… 이란도 미국인 4명 석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8일 03시 00분


이란제재 해제… 잇단 화해 제스처

2014년 7월 22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간첩 및 반(反)체제 운동 혐의로 붙잡혀 1년 6개월 동안 수감됐던 미국 워싱턴포스트 테헤란 특파원 제이슨 리자이안(39)이 16일 풀려났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전격 해제하면서 두 나라가 서로 붙잡아 두고 있던 상대국 억류자를 석방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리자이안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일간지 기자인 부인과 함께 이란 당국에 붙잡혔다. 부인은 2개월 뒤 보석으로 풀려나 UAE로 돌아갔으나 리자이안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지난해 7월 국제사회가 이란과 핵 협상에 합의하면서 풀려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이날 석방됐다.

이란 법무부는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이란에 수감 중인 미국과 이란의 이중 국적자 4명과 미국에 수감된 이란인 7명이 교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현지 언론들은 이와 별도로 미국인 학생 1명이 추가로 석방됐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석방된 미국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석방된 미국인은 리자이안 기자와 미 해병대 출신 아미르 헤크마티(32), 개신교 목사 사이드 아베디니(35), 노스라톨라 코스라비”라고 보도했다. 양국의 수감자 맞교환에는 스위스 정부가 중재 노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CNN방송은 석방된 미국인들이 스위스를 거쳐 미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해병대에 복무했던 헤크마티도 2011년 간첩 혐의로 이란에서 체포됐다. 처음에는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이후 형량이 줄어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개신교 목사인 아베디니는 2012년 9월 현지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코스라비에 대한 신상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은 간첩, 불법 무기 판매 혐의로 붙잡아 둔 이란인 7명을 풀어주고 미국에서 이란으로 무기를 수입하려다 적발돼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한 이란인 14명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거나 수배 요청을 해제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란인은 7명 중 6명이 미국과 이란 이중 국적자였고 대부분 서방의 경제 제재 조치를 위반한 혐의였다.

이란 기업 파라텔의 공동 소유자인 바흐람 메커닉(69)은 수백만 달러를 받고 이란에 미국 기술을 불법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프로그램 운영을 맡았던 기술자 네이더 모단로는 이란의 위성 발사를 도운 혐의로 8년형이 선고됐다. 군사 장비를 이란에 불법 유출하려던 아라시 가흐레만(46)과 미 국방부와 계약한 업체를 해킹한 니마 골레스타네(30)도 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란제재#미국#이란#수감#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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