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어머니’ 노후자금을 청각장애 며느리 수술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8일 21시 32분


“동영상을 보기 전에 반드시 눈물을 닦을 손수건이나 휴지를 준비하세요.”

최근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는 수년 전 미국 NBC가 방송한 ‘더 엘런 쇼’의 5분짜리 영상이 화제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 코미디언 엘런 디제너러스가 진행하는 토크쇼로 영상의 초대 손님은 29년 동안 선천적 청각 장애인으로 살다가 수술로 한쪽 귀가 들리기 시작한 세라 처먼 씨(34). 두 돌배기와 네 살배기 딸을 둔 그는 “유전자(DNA) 이상으로 귀에 문제가 있어 평생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며 “아이들의 웃음소리, 남편의 코 고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흥겨운 대화는 수술비 얘기로 이어지면서 무거워졌다.

“한쪽 귀 시술비만 3만 달러(약 3440만 원)가 들었다면서요? 그 돈의 대부분을 시어머니가 모아 놓은 노후 자금으로 내주셨다죠?”(엘런)

“예. 최고의 시어머니세요.”(처먼)

방청석에 앉아 있던 시어머니 래리 씨에게 큰 박수가 터졌다.

“저는 부자가 아니에요. 은퇴 이후를 생각해 조금 모아 둔 거죠. 제게 세라는 이 세상 최고의 며느리랍니다.”

처먼 씨는 울먹이기 시작했고 진행자 엘런의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엘런은 “많은 감동을 준 이 가족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다른 한쪽 귀를 무료로 시술하고, 이미 지불한 3만 달러도 돌려 드리겠다”며 3만 달러짜리 수표를 건넸다.

무대 위로 올라온 시어머니는 엘런을 끌어안으며 “세상에, 정말 멋져요”라고 감탄했다. 방청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영상은 수년 전 방송된 내용이지만 최근 유튜브 등 일부 동영상 사이트에 ‘따뜻한 감동 실화’라는 제목으로 다시 올라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한 인터넷 매체들은 “이 감동적인 순간을 소셜미디어 친구들과 함께 나누라. 눈물 닦을 휴지 챙기는 걸 잊지 말고”라는 메시지와 함께 영상을 소개했다. 누리꾼들은 “보고 또 봐도 감동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