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희생자 개개인의 이야기는 우리의 민족적 양심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의 유일한 생존 작가인 넬리 톨 씨(80)의 두 손을 마주 잡았다. 25일 독일 베를린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 ‘홀로코스트에서 온 작품들’ 개막식에서다.
로이터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유대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 개막식에 참여한 소식을 전했다. 전시회장에 걸린 100점의 스케치와 수채화는 1939∼45년 나치의 유대인 집단수용소나 격리 구역에서 살던 유대인들이 그린 작품이다. 참여 작가 50명 가운데 24명이 나치의 폭압 정치로 숨졌다.
생존 작가인 톨 씨는 6세에 폴란드의 한 기독교 가정에 숨어 지내며 그린 ‘잔디밭의 소녀들’을 내놨다. 화사한 옷을 입은 두 소녀가 푸른 잔디밭에 서 있는 그림이다.
메르켈 총리는 전시회 개막을 앞둔 지난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이번 전시회는 젊은 세대에게 소중한 교육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2005년 10월 독일 첫 여성 총리가 된 그는 2007년 9월 유엔총회에서 “독일의 역사적 책임을 명확하게 인정한다”고 사과한 후 수차례 나치 정권의 만행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마리안 두스크 씨(87)는 “그림이 역사적 증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독일 정부의 관심에 감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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