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숨쉴 수 있어요” 심장이식 수술에서 깨어난 소년의 눈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월 27일 14시 16분


“정말 행복해요. 이 순간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어요. 정말 행복해요.”

심장 이식 수술 후 마취에서 막 깨어난 15세 소년의 영상이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코에 산소 호흡기를 달고, 가슴에 의료기기 호스를 단 소년은 울먹이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다시 숨 쉴 수 있어요. 말도 할 수 있고요.” “놀라워요.” “이렇게 좋은 느낌 예전엔 없었어요.”

소년의 이름은 트레버 설리반(Trevor Sullivan·15)이다.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사는 트레버는 지난해 11월 13일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심장을 기증받아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트레버의 아버지 필립(43)은 아들이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는 순간을 비디오에 담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트레버의 심장에 이상이 생긴 것은 2014년 9월이다. 축구를 하던 트레버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했는데 가족들은 일반적인 알레르기 증상으로 여기고 넘겼다. 그러다 지난해 2월 트레버는 심장이 급격히 악화돼 미시간대 CS 모츠 어린이 병원에 이송됐다. 병명은 심근증이었다.

심근증은 선천성, 판막 질환, 고혈압, 관동맥 질환, 심낭 질환 등 심장 근육에 이상이 발생하는 여러 질환을 말하는데 호흡 곤란, 흉통, 두근거림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같은 해 3월 심장 이식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기증자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9개월 가까이 시간이 흐른 후에야 트레버는 심장 이식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버지 필립은 트레버의 영상을 장기 기증 홍보 단체 ‘미시간 생명의 선물’(Gift Of Life Michigan)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것이 장기 기증 선물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명을 기증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는 설명도 붙였다.

약 일주일 만에 영상은 150만 회 가량 재생되고 1만 회 이상 공유되며 널리 퍼지고 있다.

수술 후 트레버는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다. 트레버는 “이 비디오를 정말 좋아한다. 세상 모든 사람이 영상을 보고 변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이 얼마나 행복해하는지를 보고 장기 이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22일 ABC 뉴스에 말했다.

어머니 킴벌리는 “솔직히 아이가 고통 속에서 깨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기우였다. 아이가 행복하게 일어났다”고 감격해 했다.

설리반 가족은 기증자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알지 못한다. 필립은 기증자 가족에게 전하고픈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를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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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페이스북 ‘GiftOfLifeMichigan’ 동영상 캡처

출처=페이스북 ‘GiftOfLifeMichigan’ 동영상 캡처

트레버 설리반(가운데) 군의 최근 모습. 출처=페이스북 ‘TeamTrevor’

트레버 설리반(가운데) 군의 최근 모습. 출처=페이스북 ‘TeamTrev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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