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출발점을 알리는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주도 디모인을 비롯한 주 곳곳에서는 역대 ‘미국 대선의 풍향계’라고 불리는 이곳 경선에서 승리를 차지하려는 민주 공화 양당 후보들이 가족과 측근들을 총동원해 열띤 유세를 벌였다.
이날 오후 아이오와주립대 강당에서 열린 민주당 선두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유세장에는 외동딸 첼시가 만삭의 배를 하고서도 나타나 엄마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첼시는 “엄마가 첫 여성 대통령이 되면 더 많은 여성이 평등한 사회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유세장에는 모델 출신 아내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가 동행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28일 참전용사 후원 행사에 이반카를 데리고 와 “출산이 2주도 안 남았는데 아이오와에서 낳았으면 좋겠다”며 지역 표심에 호소했다.
양당 1, 2위 후보들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3∼5%포인트 차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디모인 레지스터·블룸버그 공동조사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 주)은 45% 대 42%를 기록했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2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주)은 28% 대 23%로 5%포인트 차였다. 양당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기초단위 대의원을 선출하는 코커스는 1일 오후 7시(한국 시간 2일 오전 10시) 시작해 2시간가량 진행된다.
주자들의 정치자금 모금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힐러리포아메리카’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힐러리닷컴 온라인 회원인 본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5달러를 지금 내면 힐러리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호소했다. 샌더스 후보 측은 “힐러리가 부자들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따로 정치자금을 걷고 있다. 지지자들은 3달러라도 내 달라. 어려우면 홈피에서 상품이라도 사 달라”는 내용의 e메일을 발송했다.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자 사설을 통해 민주당 대선후보로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NYT는 사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폭넓고 깊이 있는 자질을 가진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NYT가 주요 선거를 앞두고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 것은 2차례 연방 상원의원(뉴욕 주)에 도전할 때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맞붙은 2008년 민주당 경선을 포함해 이번이 네 번째다.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지인 NYT를 등에 업은 클린턴 후보는 대선 가도에 힘을 얻게 됐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다시 불거진 ‘사설 e메일 계정 문제’는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사건을 조사해 온 미 국무부는 “클린턴 전 장관의 e메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요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22건은 1급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언론의 관심은 오바마 행정부가 클린턴 전 장관을 기소할지에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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