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春節·음력설)인 8일 밤 홍콩 도심에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폭력 사태가 벌어져 시위대와 경찰 등 100명 이상이 다쳤다.
9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주룽(九龍) 반도 몽콕(旺角)에서 노점상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경찰 90여 명, 시위대 3명, 기자 4명 등 최소 100여 명이 부상했고, 시위대 5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로부터 폭행당한 일부 경찰은 혼수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 시위가 발생한 몽콕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기간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가장 심하게 발생했던 곳이다.
이날 충돌은 경찰이 춘제를 앞두고 무허가 노점상을 단속하면서 시작됐다. 시위대들은 8일 오후 10시부터 반대 시위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시위대 일부가 경찰과 충돌했다. 급기야 시위대 수백 명은 도로를 점거한 채 쓰레기 등에 불을 붙이고 경찰을 향해 벽돌과 쓰레기통, 유리병 등을 던졌다.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와 경찰봉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다. 하지만 시위가 격렬해지자 경찰관 1명이 공중을 향해 총 2발을 발사한 뒤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눴다. 논란이 되자 홍콩 경찰 측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여서 어쩔 수 없이 위협 발포를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홍콩을 중국과 구별하려는 일부 홍콩 본토주의 단체가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체포된 시위대에는 본토민주전선의 에드워드 렁(梁天琦) 대변인도 포함됐다. 경찰은 또 시위대가 차량을 이용해 각종 시위 장비를 운반해 시위 자체가 조직적으로 벌어졌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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