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0일(현지시간) 혼조 양상을 보였다. 미국 텍사스산 원유(WTI)는 하락세를 면치 못한 반면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는 상승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
먼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49센트(1.8%) 떨어진 배럴당 27.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하락한 WTI는 지난 달 20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반면 런던 ICE 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52센트(1.7%) 오른 30.84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31.90달러로까지 치솟았다.
WTI하락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가 실망스럽게 나오면서 한 때 상승하던 유가가 하락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EIA가 발표한 지난주 원유재고는 예상과 달리 감소세를 나타냈다. 정유공장 가동이 줄었지만 원유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이 재고축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장은 원유수입 감소에도 정제유와 휘발유 재고가 급증한 점에 주목했다.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75만4000배럴 줄어든 5억2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360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WTI 선물시장 거래분 인도 지역인 쿠싱의 재고가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고, 휘발유 재고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제유 재고는 예상과 달리 130만 배럴 늘었다.
브렌트유 상승은 공조감산 기대감이 작용한 덕이다.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는 일평균 150만 배럴로 추산되는 공급과잉분을 해소하기 위해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공조에 나서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란도 때마침 원유감산 논의에 전향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이란 현지 TV 보도에 따르면,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 '사우디 등 OPEC 회원국들과 대화, 협력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의 혼조 양상 중 WTI의 연일 하락은 국내 증시의 원유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도 영향을 미쳐 일제히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오전 10시 13분 현재 미래에셋 'TIGER 원유선물 ETF'는 전 거래일 대비 7.64%(275원) 떨어진 33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한 '브렌트유 선물ETN'은 10.89%(535원) 급락한 438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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