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규모 6.4의 강진으로 무너진 타이난(臺南)시 융캉(永康)구 웨이관진룽(維冠金龍) 빌딩을 수색하던 구조대원들이 11일 한 남성이 여성을 가슴팍에 꽉 껴안은 채 건물 잔해 아래 묻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중국 CCTV 뉴스가 보도했다.
남성은 손으로 여성의 머리를 감싸고 어깨로 무너지는 건물 기둥을 막아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구조대원들은 남성이 여성을 워낙 단단하게 껴안고 있어 발굴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두 사람을 분리할 수 없었던 대원들은 2시간 동안 시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흙더미를 팠다. 시신 부패가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원은 “당신은 그녀를 보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제 안심해도 됩니다”라고 말하며 망자의 넋을 위로했다.
사망자들은 타이난시 군산대학교 ‘캠퍼스 커플’ 카이 맹지아(21)씨와 후앙 록신(여·21)씨로 알려졌다. 시신의 주머니에서 나온 신분증으로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들은 사건 당일 현장을 지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았던 카이 씨의 부모는 DNA 검사를 의뢰했다. 후앙 씨의 부모는 시신의 앞니, 옷차림, 발가락 매니큐어 등으로 딸을 확인했다.
21세 동갑내기 커플이었던 카이 씨와 후앙 씨는 사랑이 깊었다고 한다. 죽기 전 카이 씨는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여자 친구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는 사진을 올리고 “손을 잡는다면, 한 평생 희망이 있을 거야”라고 적었다.
대만 남부를 강타한 이번 지진으로 95명(현지시간 12일 12시 14분 기준)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두부 빌딩’ 오명을 얻은 웨이관진룽 빌딩 붕괴 사고로 희생됐다. 무너진 건물 벽 잔해에서 양철 식용유통과 스티로폼 등이 발견돼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타이난 검찰은 9일 웨이관진룽 빌딩 건설업자인 린밍후이(林明輝) 전 웨이관건설 사장과 간부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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