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 美-러시아 휴전 원칙 잠정 합의에도 유혈사태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17시 11분


코멘트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휴전 원칙에 잠정 합의한 21일 시리아 주요 도시에서 차량 폭탄테러와 포격으로 하루 새 2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요르단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시리아 휴전 조건에 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며칠 내로 시작할 수 있는 적대 행위 중단 조건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며칠 내 협의해 이 잠정 합의안이 실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20일 스페인 일간 엘스파이스 인터뷰에서 “10년 뒤 시리아를 구한 인물로 기억되고 싶다”며 휴전에 응할 뜻을 내비쳤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등의 평화 협상이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대로 열린다면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이 중대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휴전 잠정 합의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유혈 사태는 격화됐다.

21일 오전 시리아 중부 도시 홈스의 친정부 성향인 이슬람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 주민들이 거주하는 구역에서 2건의 연쇄 차량 폭탄 테러 공격으로 최소 57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시리아 국영TV는 연쇄 폭탄 공격 후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시신, 불에 탄 차량, 파괴된 주택과 상가 등의 장면을 내보냈다. 이날 오후에는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에 있는 시아파 사원 제이나브에서 연쇄 차량 폭탄 테러로 최소 83명이 숨지고 178명이 다쳤다고 CNN이 보도했다.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이슬람국가’(IS)는 2곳을 상대로 한 공격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 북부 최대 도시 알레포에서는 정부군이 러시아군의 공습 지원을 받아 공세를 강화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 24시간 동안 정부군의 포격과 러시아의 공습으로 알레포 주변에서만 IS 대원 50여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