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란 총선을 앞두고 보수파와 개혁파가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다. 서방과의 핵협상 타결과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어느 손을 들어줄 것인지 주목된다.
CNN은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수도 테헤란 시내의 빌딩과 나무, 가로등 기둥 곳곳이 선거운동 광고판과 포스터로 도배됐다고 전했다. 지하철을 누비며 막판까지 선거운동을 펼친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는 “개혁파 의원들이 당선되면 외국의 투자를 끌어들여 일자리를 창출해 연 8%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 반면 보수강경파 후보인 골람 알리하다드 아델은 “미국 등 서방이 이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90명의 의회(마즐리스) 의원과 88명의 국가지도자운영회 위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서방과의 협상을 통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제재 해제를 이끌어낸 중도 온건파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도 띤다.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보수강경파가 다시 득세한다면 로하니 대통령의 개혁개방 정책은 물론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관계 개선 노력도 벽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반대로 2012년 총선 당시 선거를 보이콧하는 바람에 의석수가 30석(전체 290석)에 불과한 개혁파가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다면 로하니 대통령의 개혁·개방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의 향후 국정 노선을 결정하는 진짜 승부는 ‘국가지도자운영위원회’ 선거”라고 전했다. 8년에 한번씩 선출되는 성직자들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현재 76세인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해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이 좋지 않아 이번 선거에서 뽑히는 위원들이 차기 최고지도자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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