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뉴스는 27일(현지 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70)를 “사기꾼(con-artist)”이라고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플로리다)의 유세 장면을 보도하며 이렇게 촌평했다.
트럼프가 경선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대세론을 굳혀가려 하자 인신공격성 막말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 방식대로 ‘반(反)트럼프 진영’이 반격에 나섰다는 얘기다. 루비오는 26일 출연한 방송이나 유세 연설 때마다 “한 사기꾼이 보수주의 운동, 그리고 우리 공화당을 접수하려고 하는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가 트위터로 자신을 공격하면서 영어 단어 철자가 틀린 것을 하나하나 꼬집으면서 “(트럼프가) 철자를 모르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트윗을 하는 모양”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불가론’을 펴온 언론들의 비판 논조도 훨씬 강해졌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그(트럼프)를 해고할 시간’이란 제목의 기사를 첫 페이지에 실었다. 트럼프가 TV 리얼리티 쇼에서 수습사원들에게 “넌 해고야(You‘re fired)”라고 외치며 유명해진 표현을 빗댄 셈이다. 이 잡지는 “트럼프는 위대한 정당(공화당)에 전혀 맞지 않는 인물이다. 반드시 멈춰 세워야 한다”며 “그가 유포하는 거의 유일한 정책은 판타지(환상)뿐이다. 구체적 실현 방안은 아무도 모른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이코노미스트)가 (공화당 후보를 결정할) 캐스팅보트가 있다면 가장 합리적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를 뽑겠지만 그의 당내 지지도는 10%도 안 된다. 트럼프를 무찌를 가능성이 가장 많은 루비오로 단일화하기 위해 다른 모든 후보는 경선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비오와 2위 경쟁을 벌이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텍사스)에 대해서도 “스스로는 가장 호감 있는 후보로 착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며 중도 포기를 종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빨리 루비오로 단일화하지 않으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위대한 정당(공화당)을 트럼프가 후보로서 이끌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트럼프는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이를 계기로 600만 팔로어들이 그 대상을 공격하도록 하는 ’사이버 인신공격‘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자 사설로는 트럼프 공개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맹비난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26일 트럼프의 텍사스 유세에 참여해 “트럼프는 강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이며 공화당에 대선 승리를 안길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이에 대해 NYT 사설은 “크리스티는 경선 때 트럼프에게 ’우리는 최고의 엔터테이너를 뽑는 게 아니다. 트럼프의 쇼맨십이 미국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고 맹비난했다. 정치적 일관성이란 전혀 없는 크리스티는 주지사 재선이 어려워져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크리스티를 교통부장관에 임명하고 싶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크리스티는 출퇴근용 다리의 교통 흐름에 대해선 아주 많이 알고 있으니까”라고 비꼬았다. 크리스티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시장을 골탕 먹이려고 해당 지역의 다리(조지워싱턴)에 고의로 교통체증을 유발해 ‘브릿지 스캔들’로 조사받았던 전력을 지적한 것이다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은 CNN과 전화 인터뷰에서 “멕시코는 트럼프 주장대로 멕시코와 미국 사이 장벽을 만드는 데 비용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미국을 갈등과 전쟁의 시대로 돌려놓고 있다. 히틀러를 연상시킨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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