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지한파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의 한반도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부소장은 5일 “트럼프는 한미동맹이 어떤 중대한 국제정치적 함의를 갖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모든 사안을 장부상 오가는 돈으로만 판단하려는 마인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도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데 트럼프는 ‘오바마가 만든 것은 다 없애겠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e메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한미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 특히 최근과 같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어떻게 대처하려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변화시키겠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역대로 중국 정부는 강한 리더십을 가진 미 지도자와 상대하는 것을 선호하기는 했다”면서도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하는 말은 고작 ‘나는 중국과 잘 상대할 수 있다’ ‘나는 세계에 수많은 호텔을 갖고 있는 뛰어난 협상가’라는 것 외에는 없다”고 평가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둔 올가을 또다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일이 있어도 트럼프는 ‘중국을 압박해 미치광이 김정은을 쫓아내겠다’, ‘나는 집권하면 미군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만들겠다’고 발언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상원 외교위원회에 있는 테드 크루즈,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트럼프의 어이없는 외교 지식을 왜 더 구체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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