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5∼7.0%로 제시하고 앞으로 5년간 6.5%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하겠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6.9% 성장률로 ‘바오치(保七·연 7% 성장) 시대’가 막을 내린 데 이어 사실상 ‘중속(中速)성장’ 시대를 선언한 것이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치를 일정 구간 범위로 제시한 것은 21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음을 인정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또 올해와 향후 5년간 추진할 중점 사업에서 북한과의 경제협력 내용을 통째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1월 6일) 이후 북한과 국경을 접한 랴오닝(遼寧) 성, 지린(吉林) 성 등 지방정부들이 북한과의 경협 계획을 잇달아 취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이 고도성장 정책을 포기하면서 한국 정부가 공언한 올해 ‘3%대 성장률 달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기업들의 수출도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이달 중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개막식에서 공작(업무)보고를 통해 13차 5개년 경제사회발전 규획(계획) 기간인 앞으로 5년간(2016∼2020년)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5%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를 1979년 이후 최고치인 3.0%로 올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방예산을 9543억 위안(약 177조 원)으로 작년 대비 7.6% 늘리기로 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국제사회를 자극하면서까지 군비 경쟁을 일으키지는 않겠다는 정부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지지한 데 이어 북-중 경협 계획까지 무효화함에 따라 북-중 관계는 상당 기간 냉각기를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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