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지방정부 지도자들의 각종 부패 행위가 공개되는 가운데 공용 비행기를 공짜로 이용한 산시(山西) 성의 한 은행 서기 겸 동사장(이사장)이 도마에 올랐다.
왕루린(王儒林) 산시 성 당서기는 6일 산시 성 전국인대 대표단 기자회견에서 “한 은행의 전 서기가 12개 기업으로 하여금 3억9000만 위안(약 740억 원)짜리 비행기를 공무용으로 외국에서 구입하게 한 뒤 실제로는 개인용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 전직 은행 간부는 그 대신 이들 기업의 뒤를 봐주면서 막대한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경영보는 왕 서기가 익명으로 언급한 사람은 지난해 7월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진상(晋商)은행의 상관융칭(上官永淸) 전 서기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조사 당시 그의 집에서는 건국 50주년 기념 50위안(약 9500원) 지폐 등 기념 지폐를 넣은 상자가 무려 70개나 나왔으며 사정당국은 이 돈이 기업들에서 받은 뇌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왕 서기에 따르면 상관 전 서기는 기업에 대출해주면서 정해진 이자 외에 추가로 2%를 ‘고문료’ 명목으로 받아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의 통장에 입금했다.
왕 서기는 “‘공을 사칭해 사를 취하고, 공공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며 개인의 배를 불리는(假公濟私 損公肥私)’ 전형적인 사례”라고 질타했다. 왕 서기는 “그는 장기간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우유를 마시는 호화 사치 생활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산 우유는 중국의 일반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경우 중국산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왕 서기는 “상관 전 서기 외에 다른 한 부성장은 성내 9개 현(縣) 전체 재정 수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6억4400만 위안(약 1223억 원)을 뇌물로 받았다”고 개탄했다. 그는 석탄 개발 비리 등으로 성 및 산하 지방정부 공무원이 줄줄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아 산시 성에서만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이 300개가 넘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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