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49)가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수상을 거부했다. 프랑스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소피 마르소는 8일 트위터에 “지난해에만 154명을 처형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에게 이 상이 수여됐다. 이것이 내가 수상을 거부한 이유”라고 밝혔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12일 보도했다.
소피 마르소는 1980년 개봉된 영화 ‘라 붐’에 출연해 청순한 외모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43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환경운동과 사회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4년에는 동거녀와의 결별로 이어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열애 스캔들에 대해 “올랑드는 비열한 겁쟁이”라며 거침없이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지난 1월 초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 사회의 반발을 무릅쓰고 테러 혐의를 받고 있는 시아파 지도자 등 47명의 사형수를 처형했다. 프랑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행동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불과 2개월 뒤 당시 처형을 주도한 인물에게 최고 권위의 훈장을 수여해 인권단체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사우디 국영통신 SPA는 6일 내무장관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 왕세자가 프랑스를 방문해 ‘테러와 극단주의에 맞서 싸운 공로’로 프랑스 정부에게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무함마드가 4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만났다고만 했을 뿐 훈장을 수여한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만든 상으로 국가에 크게 공헌한 군인과 일반인에게 수여된다. 그동안 제라르 드파르디외, 카트린 드뇌브, 클린트 이스트우드, 로버트 레드포드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이 훈장을 받았다.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도 작년에 올랑드 정부를 비판하며 수상을 거부했다. 2006년에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레종 도뇌르 그랑 크루아 훈장을 수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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