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테러리스트 최소 400명 유럽내 침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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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당한 ‘유럽의 심장’]
파리테러 가담했던 라크라위, 브뤼셀 공항 시신에서 DNA 확인
佛총리 “테러위험과 살아가게될 것”

22일 벨기에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두 번째 자살폭탄을 터뜨린 범인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에 가담했던 ‘이슬람국가(IS)’ 폭탄 제조책 나짐 라크라위(25)인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23일(현지 시간) 벨기에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폭발 현장 인근 시신들에서 채취한 DNA 일부가 라크라위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파리 테러의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26)이 브뤼셀 테러 나흘 전인 18일 브뤼셀 근교 몰렌베이크 은신처에서 검거된 데 이어 공항 폭탄 테러범 중 한 명이 라크라위로 밝혀지자 벨기에 수사당국은 파리 테러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살아남은 파리 테러범들이 다른 조직원들과 합세해 브뤼셀 테러를 저질렀을 정황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자벤템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자폭한 테러범 3명이 모두 파리 테러 관련자들이라며 두 도시의 테러범들이 사실상 한 조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최근 브뤼셀을 방문해 파리 테러 관련자가 최소 30명이며 이 중 11명은 숨졌고 12명은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브뤼셀 테러 가담자들은 파리 테러 주범 압데슬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압데슬람의 갑작스러운 체포로 테러 계획이 누설될 것을 우려한 잔당들이 브뤼셀 테러를 서둘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래 유럽 IS 조직의 정점은 파리 테러 총책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사망 당시 28세)였으나 지난해 11월 사살돼 압데슬람이 주요 인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자벤템 공항 출국장에서 폭사한 라크라위는 압데슬람이 파리 테러 이후 4개월간 벨기에에서 숨어 지내는 동안 함께 생활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15일 경찰이 급습한 브뤼셀의 한 아파트에서 압데슬람의 지문과 라크라위의 DNA가 모두 나왔다.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칼리드 엘 바크라위(27)는 압데슬람에게 브뤼셀 포레 지역에 은신처를 구해줬다. 그는 자벤템 공항에서 자폭한 형 이브라힘과 함께 파리 테러 당시 무기 공급책의 역할도 했다고 벨기에 방송 RTBF가 보도했다. 압데슬람은 그동안 거부해 온 프랑스 송환 조사에 동의했다고 그의 변호인이 24일 밝혔다.

유럽공동 경찰기구 유로폴은 24일 유럽에서 테러를 감행할 수 있는 IS의 잠재적 테러리스트가 최소 5000명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유럽 내에서 스스로 급진화한 경우도 포함한 수다. 롭 웨인라이트 국장은 이날 BBC 인터뷰에서 “이들은 프랑스와 벨기에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유럽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최근 10년 이래 우리가 직면했던 것 중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도 이날 유럽 보안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IS가 최소 400명의 테러전사를 훈련해 유럽에 침투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럽은 이제 테러가 새로운 일상(뉴 노멀)이 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스 프랑스 총리는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 시민은 오랫동안 테러 위험과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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