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주석에 훙슈주 선출…당 출범후 첫 여성주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7일 17시 42분


대만 훙슈주(洪秀柱·68) 전 입법원 부원장이 26일 국민당 주석으로 선출됐다. 1919년 10월 국민당 출범 이후 첫 여성 주석이다. 민진당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자가 주석을 맡고 있어 대만의 양당 모두 여성 주석시대를 맞았다.

이번 국민당 주석 보궐선거는 1월 국민당 총통 후보로 나섰던 주리룬(朱立倫) 전 주석이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총선)에서 참패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 치러졌다. 훙 주석은 내년 8월 전당대회 때까지 당권을 맡는다. 훙 주석은 당선 후 “폐허 속에서 당을 일으켜 세우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 당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훙 주석은 대만문화대(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트 미주리주립대(교육학 석사)로 유학을 다녀온 뒤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80년 국민당 신베이(新北) 시 지구당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입법원 선거에서 8번이나 당선돼 첫 여성 입법원 부원장(국회 부의장)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단독 입후보로 국민당 총통후보에 당선돼 차이 후보와 여성 간 대결을 할 뻔했지만 지지율 부진으로 주리룬 당시 주석에게 후보 자리를 내주고 중도 하차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총서기 명의로 축하 전문을 보내고 훙 주석도 답례 전보를 보내 국공(國共) 우의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축하 전문에서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과 대만 독립 반대를 기초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자”고 밝혔다. 훙 주석도 답전에서 “양안 동포는 모두 중화민족”이라며 “양당이 92공식 견지와 상호협력을 통해 양안 동포에 더 큰 이익과 복지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차이잉원 주석이 총통에 당선됐을 때는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국무원 대만판공실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대만에 대한 국정 방침은 선거 결과에 따라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92 공식’ 인정을 압박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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