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비자금 171억원 명품쇼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WSJ 수사당국 문건 보도…
“샤넬매장서 단번에 13만달러 결제… 총리 계좌 5곳에 10억달러 입금”

비자금 스캔들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총리가 미국 하와이의 샤넬 매장에서 한 번에 13만625달러(약 1억5000만 원)를 카드로 결제하는 등 사치품 구입에 뭉칫돈을 펑펑 쓴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나집 라작 총리(사진)가 의류 보석 자동차 구입에 쓴 돈이 모두 1500만 달러(약 171억2000만 원)에 이른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뒤 “개인적인 용도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는 총리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WSJ는 전했다.

나집 총리는 2014년 12월 22일 부인과 함께 하와이 호놀룰루 샤넬 매장에서 13만 달러 이상을 단번에 결제했다. 당시 나집 총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골프를 치기 위해 하와이를 방문하고 있었다. WSJ는 “총리는 자기 명의의 비자카드로 결제했는데 한 번에 결제가 되지 않자 은행에 전화를 걸어 승인이 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나집 총리는 이 밖에도 2011년 6월 쿠알라룸푸르의 자동차 매장에서 5만6000달러(약 6400만 원), 2014년 8월에는 이탈리아 보석 매장에서 75만 달러(약 8억6000만 원)를 긁었다. 2011∼2014년 말레이시아 전통 의상과 가구를 파는 매장에서는 모두 1400만 달러(약 159억7000만 원)를 썼다.

WSJ는 “2011∼2015년 총리의 은행계좌 5개에 입금된 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1410억 원)에 달하며 대부분이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 기업인 1MDB의 자금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말레이 총리#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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