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가서 울어주는 ‘哭 도우미’ 성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03시 00분


100∼1000위안 받아… 경쟁 치열

중국 화시두스보가 경력 19년 차의 베테랑 ‘곡 도우미’로 소개한 진구이화 씨. 사진 출처 화시두스보
중국 화시두스보가 경력 19년 차의 베테랑 ‘곡 도우미’로 소개한 진구이화 씨. 사진 출처 화시두스보
“빈소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유족이 눈물을 흘리도록 도와 유족의 상심을 덜어주는 것이 보람입니다.”

중국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발행되는 화시두스(華西都市)보는 상가에서 곡(哭)을 해주고 돈을 받는 ‘곡 도우미’가 성업 중이라며 경력 19년째인 진구이화(金桂花·가명·42) 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청두 시 화양(華陽) 진에 사는 진 씨는 19년 전 시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많은 돈을 주고 몇 명으로 구성된 악단을 불러 장례를 치르는 것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악기 연주를 잘하는 남편과 친구 몇 명을 모아 장례식에 찾아가 곡을 해주고 돈을 받았다.

처음 23세의 나이에 낯선 사람 영정 앞에서 곡을 할 때는 검은색만 봐도 겁이 났지만 “가족들 먹여 살리기 위해 눈 딱 감고 하자”고 다짐한 지 19년, 이제는 베테랑이 됐다. 그는 초기에는 한 달에 의뢰가 10∼20건 들어왔지만 요즘은 화양 진에만 곡 도우미가 20명이 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져 한 달에 한두 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짙은 향 연기에 오랜 시간 곡을 하다 실명 위기에 처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곡 해주고 받는 돈은 정해져 있지 않고 상주가 주는 대로 받는다면서 적게는 100위안(약 1만8000원)에서 많게는 1000위안을 넘기도 한다고 했다. 곡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며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면 전파력을 갖지 못한다고 말한다. 빈소에 가기 전 고인의 이력을 듣고 힘겨웠던 과정을 생각하며 곡을 준비한다. 진 씨는 “고령으로 사망한 경우 고인이 생전에 얼마나 힘겹게 자식들을 키웠는지, 떠나보내는 자녀들 마음은 얼마나 아픈지 등을 곡 가사에 넣고, 망자가 가는 길 편하고 후손들 잘 보살펴 달라고 순서를 따라 가다 보면 따라 울지 않는 유족이 없다”고 소개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상가#곡도우미#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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