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장거리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넘어서는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케리 장관은 1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지난달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호에 담지 못한 몇 가지 조치를 몇 달 안에 이행할 수 있다. 북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미국이 검토 중인 추가 대북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북한의 핵개발에 유입되는 돈줄을 추가로 차단하는 금융 제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이행 중이며 북한이 계속 위협을 증대함에 따라 대북 제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한 뒤 “지금은 대북 제재 이행의 초기단계로 앞으로 (본격적으로 이행되면) 북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리 장관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도 착수했다. 이는 어디까지나 방어적인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한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의 평화협정 논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케리 장관은 “우리는 (북한과) 한반도 평화협정과 불가침 조약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고 경제적 지원과 북한의 국제사회 복귀를 환영할 준비도 돼 있다. 원한다면 한국과 통일 문제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하겠다는 결정을 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미국은 어떤 대북 대화도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으며 케리 장관의 언급도 이 연장선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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