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2008년 금융위기 전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투자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손해를 끼친 것에 책임을 지고 51억 달러(약 5조8318억 원)의 벌금과 합의금을 물게 됐다. 당시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미국 투자은행들이 판 MBS는 2007년부터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부실화됐고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2일 골드만삭스가 2005∼2007년 판매한 부실 MBS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와 벌금 규모를 최종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스튜어트 델레리 미 법무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와 골드만삭스의 최종 합의는 이 은행이 부실 증권임을 알면서도 건전한 상품인 것처럼 투자자에게 팔고 허위로 수익을 보장한 부정행위에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가 내야 하는 51억 달러는 벌금 23억8500만 달러(약 2조7272억 원), 구제기금 18억 달러(약 2조583억 원), 다른 연방·주정부기관과 합의금 8억7500만 달러(약 1조5억 원) 등이다. 골드만삭스는 피해를 본 주택 소유자와 채무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미납한 대출금을 일부 삭감해 주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다. 포천은 “여전히 (은행 경영진 등) 개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가 정부와 피해 보상에는 합의했지만 개별 민사소송이 다수 진행되고 있어 부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영리기구 베터마케츠의 데니스 켈러허 대표는 “골드만삭스는 불법 행동으로 얼마나 많이 이득을 얻었는지, 투자자가 입은 손해는 얼마인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다른 투자은행들도 금융위기를 전후해 투자자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를 끼친 혐의로 정부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내라는 결정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166억 달러(약 18조9821억 원), JP모건체이스 130억 달러(약 14조8655억 원), 모건스탠리는 32억 달러(3조6592억 원)를 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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