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판 ‘쇼생크 탈출’, 국립 수족관 배수관 타고 바다로 탈출…“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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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4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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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립뉴질랜드수족관 페이스북
사진=국립뉴질랜드수족관 페이스북
뉴질랜드의 한 국립 수족관에서 문어판 ‘쇼생크 탈출’이 일어났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은 뉴질랜드 항구도시 네이피어에 위치한 국립뉴질랜드수족관에서 ‘잉키(Inky)’라는 이름의 수컷 문어 한 마리가 관리자의 실수로 수족관 뚜껑이 살짝 열린 틈을 타 하룻밤 사이 기 막힌 탈출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수족관 측에 따르면 축구공만한 크기의 ‘잉키’는 약 석 달 전 수족관 위로 난 조그만 틈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온 뒤 수족관 바닥을 지나 지름 150mm 배수관에 몸을 쑤셔 넣어 인근 호크만(灣)으로 탈출했다.

이달 12일이 돼서야 일반에 이 사실을 알린 국립뉴질랜드수족관 매니저 롭 야렐은 "문어들은 어떤 좁은 공간이라도 앵무새 부리처럼 생긴 입만 들어가면 온몸을 어떻게든 쑤셔 넣을 수 있다”며 “잉키는 조용하게 혼자 숨어 있기를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호기심이 많고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가 빨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잉키는 지난 2014년 인근 바다에서 어부에게 잡혀 이 수족관에 기증된 후 관람객 및 직원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렸다. 수족관 직원들은 갑작스럽게 달아난 잉키에 대해 “잉키가 어떤 메시지도 남기지 않고 떠나버렸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잉키라면 집(수족관)으로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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